송정을 지나면 바로 강화읍성인 만큼, 송정리는 그 이름만으로 당시 전략적 요충지였던 강화도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했던 셈입니다.

《강도지》에 송정우사(松亭寓舍, 소나무 정자 임시 숙소)는 솔정리에 있었습니다.

  송정우사: 현재 송해면 솔정리에 있으니, 즉, 송강 정상국 철의 별업이다.

  선조 임진에 공이 양호체찰사로서 명을 받아 승지 홍찬서와 진사 고자원으로 이웃이 되었다.

솔정리는 현재도 남아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링크] 참조. 농협 북쪽으로 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난 작은 길 입구 부근입니다. 입구가 향나무에 가려져 있는 듯합니다.)

마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일대가 제주 고씨의 집성촌이었고, 현재는 흩어졌지만 선산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부근에는 1940년대에 지어진 제주고씨의 99칸 고택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강화의 문화유적》(2002)에 의하면, 송정이 있었던 곳은 향나무와 우물을 포함한 주변 일대의 터입니다. 주민들 설명을 참조하면, 도로 입구의 향나무는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향나무는 50 ~ 70년에 1cm씩 자라는 성장이 더딘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물은 수돗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였고, 향나무의 가지는 건너편까지 연결되어 있었으나 큰 차가 드나들기 위해 가지를 잘랐다고 합니다.

두 나무가 임진왜란 때에도 정자 옆에 서 있었고 송정리의 상징(松)이 되었던 것일까요 …?